노트북 컴퓨터 세 대 기타

 
위에서부터 아내의 맥북에어, 내가 현재 쓰는 에이수스 젠북, 젠북 전에 쓰던 삼성노트북. 아래로 갈수록 화면이 커지고 본체 색깔이 짙어지고 값은 내려간다. 2011년 12월에 급하게 샀던 삼성노트북은 5년 반 가량이 된 지금까지 아주 멀쩡히 돌아가서 나를 당황케 했다. 이전에 썼던 엘지아이비엠과 도시바 모두 오래 버티지 못했기 때문에 이것도 그걸 줄 알았다. 4년도 안 되어 퍼진 도시바하고 가격차이도 별로 없었다. 그런데 언제부턴가 SD카드, USB단자 등이 인식불량에 빠지거나 CD롬이 열리지 않는 따위의 일시적인 오류가 발생하는 것 말고는 상태가 대단히 참하다.찾아보니 CPU도 꽤 괜찮은 물건이었다. 소음도 전혀 없다. 아, 작년부터 무선인터넷의 접속이 고약하게 불량해 랜선을 끼워둬야하는 게 유일한 단점이다. 난 커피가게 들고 가서 펼쳐야 집중이 되는 체질이 아니라 큰 상관은 없다.

지난달 말일에 배송된 젠북은 역시 속도와 휴대성이 발군이다. 책상에서 쓰다가 침대 위로 주방으로 가져가는 게 괜히 재밌다. 처음 개봉하고 운영체제와 프로그램을 내 취향에 맞춰 최적화하고 정리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들어갔다. 기본제공되는 사진앱이 말썽이었고 이번 주말에는 아이튠즈가 나를 매우 귀찮게 했다. 설치-삭제-재설치를 몇 번 했는지 모르겠다. 삼성에서 자료를 빼 외장하드에 넣고 필요한 건 간추려 새 컴퓨터에 옮기는 작업이 마치 헌집에서 새집으로 이사를 하는 것과도 같았다. 버릴 거 다 버렸는데 새집에서 짐을 풀다보면 그래도 필요 없는 물건이 나온다. 그런 식으로 음악파일이며 사진이며를 지우고 있다. 필요한 건 분명히 다 샀는데 뒤늦게 뭔가 빼먹은 걸 발견하기도 한다. 오늘 알았는데 아직 어도비 PDF리더를 안 깔았다. 컴퓨터가 꼭 필요해서가 아니라 그런 새단장의 기분을 누리고 싶어 젠북을 결제한 건 아니었나 싶다.

책 세 권 잡담 도서

서점에서 표지에 끌려 들춰보다가 바로 결제한 사진책, 하늘에서 찍은 뉴욕의 백 년. 뉴욕사진책이야 널리고 널렸지만 이 책은 표지처럼 근사한 공중사진을 그득그득 채웠다. 뉴욕타임즈 서평에 들어간 슬라이드쇼로 약간의 맛보기가 가능하다. 정말, 정말 멋지다. 그리고 무겁다.
한국에서 성경보다 많이 팔린 게 분명한 책을 남의 집에서 발견했다. 1979년판이다 ㄷㄷㄷ 정가 1,500원. 이거 아직도 팔리는지 모르겠네.
신경이 예민한 편인데 씻고 나서 드러누워 영어로 된 글을 수면제 삼아 읽으면 잠이 솔솔 온다. 요즘은 필립 K 딕의 단편을 복용 중인데 킨들을 끄니까 관련상품 광고로 여성독자를 대상으로 한 공상과학 관능소설이 떴다. 가슴팍 딱 벌어진 외계떡대에게 잡혀가 운명적으로 우주떡집을 차리는 모양이다. 대놓고 예명인 작가 이름부터 아주 뻑적지근해서 눈을 뗄 수가 없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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