슬기로운 생활 여름 편 기타

여름밤을 초록빛으로 수놓는 반딧불이. 해마다 출몰하는 개채수가 다른데 올해는 나름대로 풍년이었다. 뒷마당이 반짝이는 몇 주 동안은 설거지 마치고 잠시 창밖을 내다보는 시간을 갖는다.
그에 반해 위협적으로 붕붕 대며 잔디밭에 흉한 구멍을 내놓는 땅벌 일당. 7월초에 출몰해 약 3주 동안 활동하며 알을 까놓고 사라진다. 땅 속에 있는 매미 유충을 잡아다 애벌레에게 먹이기 때문에 매미킬러라고도 불린다. 허물을 벗고 나온 성충을 사냥하기도 한다. 자기 몸의 두 배나 되는 매미를 물고 땅굴로 들어가는 광경은 직접 보면 자연의 신비고 나발이고 정말이지 그로테스크하다. 다만 이쪽에서 먼저 위협하지 않는 한 사람에겐 온순하고 땅 속에 있는 다른 해충을 잡아 먹으며 결정적으로 꽃의 수분을 돕기 때문에 익충으로 분류하기도 한다. 파놓은 땅굴로 빗물이 잘 스며들게 되는 것도 장점이라는데, 아무래도 워낙 크고 하루종일 활동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. 옆집 아주머니는 땅굴 구멍에 넓적한 돌을 얹어 출입을 막아버리는 퇴치법을 시도 중이라고 하신다. 효과가 어떨지는 미지수.
간만에 여우 등장. 보통 밤중에 오줌만 갈기고 사라지는데 일 년에 한 번 낮에 나타나 몇 분 이상 머물러 준다. 올해엔 36도까지 올라간 날 아침 일찍 와서 그늘에 자리 잡고 다섯 시간이나 누웠다 감으로써 최장체류시간 부문 신기록을 수립했다. 평소에 비해 엄청 꾀죄죄한 꼴로 나타난지라 잘하면 송장 치우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털갈이 하는 거란다. 멀쩡할 때도 처진 눈매 때문에 불쌍해 보이는데 털까지 없으니 정말 가관이었다. 물이라도 내주고 싶었을 정도. 잘 쉬고 일어나서는 고양이랑 같은 방식으로 그루밍을 열심히 하고 어느샌가 사라지셨다.
주로 따뜻한 계절에 볼 수 있는 다람쥐. 올해가 더워서 그런지 자주 나온다 ㅎ 환영한다.
별로 안 보고 싶은 청설모. 작년에는 거들떠도 안 보던 방울토마토를 열심히 뜯어간다. 이 날은 운좋게 현행범으로 한 장 박제하는 데 성공했다. 며칠 뒤에는 오이를 우적우적 먹고 있더라. 정신 나간 인플레이션을 생각하면 최소 딱밤 한 대는 날리고 싶지만 얘들도 먹고는 살아야지.

필라델피아의 윌 스미스 벽화 영화

윌 스미스의 고향인 필라델피아에는 벽화가 많다. 윌 스미스도 어렸을 때 벽화 속 농구선수 줄리어스 어빙을 동경하며 자랐는데 2018년에는 마침내 자신의 벽화가 생겨 그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. 우리집에서 동물원 가는 길에 있는 이 벽화를, 앞으로는 조금 다른 눈으로 보게 될 것 같아 아쉽다.


...는 것과는 별개로 일본방송의 동시통역사가 크리스 락의 반응을 무슨 대통령연설투로 통역해서 내보낸 프로다운 장면이 진국으로 웃기니 일본어가 가능하다면 꼭 보자. 윌 스미스의 욕설도 여과 없이 나오니 주의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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